책소개
제목 : 악은 성실하다
작가 : 이지훈
장르 : 수필
4월 독서후기는 좀 곤란했다.
책은 아마 3권 정도 읽은 것 같은데 크게 재밌는 작품은 없었다.
특히 한 권은 논다고 읽는 주기가 길어져서 그런가 책을 음미하기보단 말 그대로 읽는 것에만 의미를 뒀던 것 같다.
그렇게 뭘 써야 하나 고민하던 차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게 되었고 '이 책은 제발 쓸 내용이 있기를' 바라면서 빌렸다.
작가는 최민식 배우 주연의 '카지노'란 드라마에서 손석구 배우가 연기한 경찰 역할의 모티브이다.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코리안 데스크, 쉽게 말해 한국인 대상 범죄나 한국인 도피사범 검거를 위해 필리핀에 파견된 한국 경찰이지만 현지에서 수사나 체포에 대한 권한이 없어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환경에서 청부살인 등 강력범죄를 정의감 하나로 고군분투했던 내용을 담고 있다.
읽으면서
책을 통해 청부살인이란 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보고 '어떻게 돈으로 사람의 목숨을 해 할 수 있지...'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사탕수수밭에 버려진 시신들'이란 에피소드를 보며 조금은 다른 의견이 생겼다. 에피소드 자체는 카지노 투자를 권유를 했던 범인에게 7억의 투자금 정산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로 닦달하던 피해자들이 죽은 전형적인 금전 관련 살인사건이다.
다만 피살당한 피해자들이 한국에서 사기 관련 수사를 받았다는 점이 다르게 다가왔다. 책에선 그들이 실제로 사기범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정말 보이스피싱, 전세사기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했다면?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꾹꾹 참아 가며 미래를 위해 아껴두었던, 어쩌면 내 평생의 시간과 맞바꾼 돈들이 얼굴도 모르는 남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내 소중한 사람이 그런 일로 힘들어하거나 혹은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하게 된다면 아마 그들에게 똑같은 고통을 느끼게 해주고 싶을 것이다.
나는 '맞을 짓을 하면 맞아야 하고 죽을 짓을 하면 죽어야지' 란 야만적인 문장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본인은 폭행을 비롯한 어떤 전과도 없다...)
GPT에서 사기범죄를 검색해 본 결과 대한민국에서 사기범죄의 비중은 약 20~30%로 가장 큰 단일범죄군이며 평균적인 형량은 약 1~2년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사법제도가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위로를 해주는 수치일까? 일각에서는 사법제도 형벌보다는 '교화'가 목적이라고 한다. 그들은 결국 사회로 돌아가야 하고 사회와의 너무 긴 단절은 또 다른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고, 현실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만 마음속에선 여전히 갸우뚱하게 되는 소리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어지면서 청부살인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달라졌다.
법의 문외한인 내가 바라볼 때 법이라는 울타리가 피해자의 구제보단 가해자의 정착을 도모하는 이유는 어쩔 수 없이 개인보다는 사회라는 큰 지향점을 우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개 소시민인 나는 그런 거시적인 관점에 동의하지 못하겠어서 개인의 복수에 무게추가 기울어진다. 내 돈이나 소중한 사람을 이미 잃었는데 국가가 가해자에게 마땅한 형벌을 내리지 못한다면 청부살인이란 것이 마냥 '사람으로 하면 안 되는 행동'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면 사회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제삼자인 국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주는 게 사법제도라 생각하는데 그 수위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개인의 정의구현은 국가가 오히려 장려하는 게 아닐까
읽고나서
"사람 죽인 놈은 잡아야 하지 않습니까!" 284p
작가는 책을 통해 범죄자의 단죄를 끊임없이 얘기하지만 역설적으로 나는 이 글을 통해 단편적인 부분에선 오히려 범죄의 옹호를 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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