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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기타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독서후기

by ㅛㅜ 2026. 3. 13.

책소개

제목 :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작가 : 전혜정

장르 : 글쓰기

 

작품상이나 유명하다고 입소문을 탄 소설 혹은 영화를 보고 나서 실망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게 난 작품 내에 작가나 감독의 숨겨진 메시지를 알아차리지 못해서 그런 거라 생각해서 이 책을 통해 연출이나 상징들을 조금 배울 수 있을까 싶었고 겸사겸사로 살아남은 스토리는 대중의 수요가 있다는 뜻일 테니 그들의 심리도 조금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어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이 책을 통해 작품 내 인물, 세계관, 플롯이란 3박자의 개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인물은 말 그대로 주인공이며 작품 내 주인공은 결핍된 존재이다. 주인공은 시련과 사건에 따라 결핍을 스스로 혹은 주변인들을 통해 채워나가며 성장한다. 주인공의 성장을 통해 작가는 관객이나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세계관은 시공간에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결핍된 주인공에게 시련을 안겨주며 성장을 유도해 준다.

마지막 플롯은 주인공이 시련을 거쳐 성장하는 일련의 과정을 시간에 따라 나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뭔가 애매하게는 알고 있던 개념들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작품을 좀 더 밀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습득한 것 같다.

 

작가는 또한 이 책을 통해 '개연성'과 '당위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명작과 망작을 구분하는 기준도 개연성이다.

개연성이 부족하면 배역에 이입이 되지 않고 '대체 왜?'란 말이 머릿속에 차면서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이유가 상당히 철학적이었다. 바로 현실은 부조리하기 때문이라 한다.

현실에선 착하게 산다고 복을 받지도 악하게 산다고 벌을 받는지 알 수 없다, 노력한다고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지도 못한다.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예상한 바와 다르게 흘러가기도 한다.

이렇듯 현실은 명확한 인과관계를 보여주지 못한다.

 

 

만사에는 인과관계가 들어맞는 개연성이 있기를, 세계관에는 당위성이 있기를 갈망하는 것은 인간만이 느끼는 욕구입니다. 37p

 

 

세상일이란 게 여러 가지 상황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으니 개인의 인지 능력으론 인과를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서 사람들은 두려움과 걱정을, 어쩌면 무력함을 느낄 것이다.

그렇기에 그 갈증을 이야기에서나마 직선적인 개연성으로 해소시키려는 욕구가 생기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최근 내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기고 나의 노력이 닿지도 이제는 내가 노력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닌 것 같아 마음 한편엔 답답함이 있었지만 그조차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이 어쩌면 욕심일 수 있겠다는 자기 합리적인 위로를 받은 것 같다.

 

읽고나서

가끔씩 소설을 집필하는 작가는 책이라는 한정된 시공간 속 신의 자리에 앉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주인공과 세계관을 창조하는 일이 신의 권능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잠깐 동안 그 신의 자리에 앉아 본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해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