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목 : 네 이웃의 식탁
작가 : 구병모
장르 : 소설
어떤 분과 책 얘기가 나오면서 상대방이 최근에 읽은 책이라며 소개해준 책이다.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이란 공공주택에 입주하게 된 4 가구에 대한 이야기다.
책 자체도 얇은 편이지만 내용이 워낙 흡입력이 있어 단숨에 읽게 된 몇 안 되는 책 중 하나다.
읽으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본건 여성들의 심리와 육아의 힘듦 그리고 인간관계의 불편함이었다.
연애하면서도 언듯 느꼈지만 여성들은 언어 그 자체보다는 비언어적인 몸짓이나 표정, 말투에서 언어의 표면적인 뜻 보단 그 안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애 썼다라기 보단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지나치게 생각이 많다고 느꼈는데 소설 속 여주인공들이 그랬다.
섬세하고 복잡한 그들의 심리를 관찰자 입장에서 지켜보며 느낀 건 내가 결혼을 해서 아내가 생기면 한 집에 24시간 붙어있을 텐데 '과연 이런 섬세한 부분들을 케어해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생기며 머리가 살짝 복잡해졌다.
육아면에서는 회사 선배들의 얘기를 종종 들었을 때 난 그저 육체적인 힘듦 정도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하게 양가 어른들의 관심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장면이 나온다.
어른들의 집요한 추궁에 사실을 밝히지 않을 수 없었고, 기겁한 양가 부모님들은 다림이한테 결국 별 탈 없다는 말도 들은 척 만 척 각각 용인과 김포에서 마포까지 달려왔다. 37p
문구를 보자마자 뭐라고 할까 손주가 걱정되는 마음은 당연히 알겠지만 내가 저 상황이라면 참 '신경 써주시는 건 당연히 감사하지만 괜찮다고 하는데 굳이 왜 오실까' 하며 복잡한 생각이 들겠다고 느꼈다.
꿈미래실험공동주택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저렴한 거주지여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이 오는 곳은 아니었으며 도심과는 거리가 좀 떨어져 있는 외곽에 위치했지만 주변에 아이를 맡길만한 어린이집 같은 인프라가 없는 설정이다.
그래서 한쪽은 '4가구 밖에 살지 않는데 얼굴도 좀 트고 인사라도 하며 지내면 나중에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지 않나'라며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지만 또 한 쪽은 부족한 살림에 프리랜서로 일하며 육아 때문에 안 그래도 시간이 부족한데 커뮤니티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데 이 또한 '두루두루 잘 지내면 좋은거 아니냐'란 생각과 '내가 맞지 않는 사람과 굳이 잘 지낼 필요 있나'란 정답은 없지만 너무 현실적인 갈등이라 머릿속이 답답했다.
읽고나서
"이 책을 덮고 나서의 감정은 불쾌감이었다"
책에 대해 그분이 한 말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마음 깊이 공감한다.
육아의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의 연결들이 사람을 굉장히 피폐하게 만드는 걸 잘 보여준 것 같다.
책을 덮고나서 잠시 동안은 '만약 내가 결혼하면 잘 유지할 수 있을까' 등의 비관론이 생겼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책 밖에 세상에선 그래도 사람들이 힘든만큼 행복하기 때문에 결혼이란 제도는 굳건히 유지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의 난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는 게 단 하나도 없기에 소설처럼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 비자발적으로 함께 하지 않음에 감사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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