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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위화 장편소설 '인생' 독서후기

by ㅛㅜ 2025. 9. 10.

책소개

제목 : 인생

작가 : 위화

장르 : 소설

 

독서모임에서 지정독서로 선정된 작품이라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알고 봤더니 동명의 영화로 제작될 만큼 꽤 유명한 책이다.

책의 전개가 노인인 주인공(푸구이)이 마을의 손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해주는 형태로 진행되어서 그런가 마치 할아버지한테 옛날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다가와 정말 책이 쉽게 읽혀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작년쯤 한국사 책을 보면서 곁다리로 중국역사도 관련된 부분만 띄엄띄엄 공부했는데 마침 이번 책의 시대적 배경이 국공내전에서 문화대혁명까지의 시기(1945~1976) 그쯤이라 배경지식의 유무로 몰입도가 다른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읽으면서

책을 읽으면서 머리로만 알고 있던 중국의 역사가 피부로도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

대약진 운동이 얼마나 처참히 실패했는지, 그로인해 생긴 기근으로 중국 인민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등 그리고 공산주의의 모순을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해서 '중국작가가 이렇게 책을 써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까지 들 정도였다.

 

인민정부는 룽얼을 잡아들여 악덕지주로 몰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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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끝내 죽임을 당했지 114p

 

북한도 마찬가지지만 공산주의체제에선 인민들에게 토지를 나눠주기 위해 지주들의 땅을 돈 한 푼 주지 않고 몰수하려 했고 반항하는 지주들은 갖가지 명목으로 악마화하여 목숨을 뺏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 건 역사적 사실이다.

 

대장은 그들을 쫓아낸 뒤 자기가 직접 가서 문을 걸어 잠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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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구이! 자전! 맛있는 게 있거든 나한테도 한 입만 주게" 184p

 

마을을 다스리는 우리로 치면 '이장'의 위치에 있는 대장이 굶주림이 심해지니 제 한 몸만 위하는 대목이다.

공산주의는 기본적으로 '생산수단을 나라가 소유하여 모두가 똑같이 분배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인데 현실은 절대 똑같이 분배할 수 없는 것을, 공산주의의 모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내 한평생을 돌이켜보면 역시나 순식간에 지나온 것 같아. 정말 평범하게 살아왔지. 284p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한 문장이 이 책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메세지인 것 같다.

작가는 서문에서 '일체의 사물을 이해한 뒤에 오는 초연함, 선과 악을 차별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동정의 눈으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게 작가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푸구이의 삶은 자신의 말처럼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그의 자식은 요절했으며 아내 또한 병을 앓다 그 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작가는 주인공이 마주할 뻔 한 악운을 대신 겪은 주변인들에겐 '운명'이라는 단어로, 가족의 비극에 대해선 '평범'이라는 단어로 '초연함'을 표현한 것 같으며, 도박으로 집안을 말아먹어 가족들을 고생시킨 주인공의 죽음보단 그 어떤 악행도 저지르지 않고 고생만 한 가족의 죽음으로 선과 악에 대해 차별하지 않음을 표현한 것 같다.

 

 

 

읽고나서

책 자체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정말 재밌게 읽었지만 삶의 통찰이나 지혜를 얻진 못했다.

 최근 들어 책을 깊이 있게 읽어 보고 싶어 작가의 의도나 상징 등을 고려해 가며 읽었고 스스로 그런 것들을 찾아내고 싶어 마지막 장의 '해설'은 아직도 읽지 않았다. 하지만 문학적 소양이 얕아서 그런지 아직 많은 부분을 캐치하지 못한 것 같다.

완독 후엔 이 책을 통해 어떤 질문을 남길 수 있을까도 생각해 보며 여운을 곱씹어 보려 노력하지만 그러다 자연스럽게 알아채지 못한 상징들을 억지로 찾아보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