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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독서후기

by ㅛㅜ 2025. 8. 11.

책소개

제목 : 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작가 : 우제주(대만 작가)

장르 : 소설

 

처음 표지를 봤을 땐 오덕의 향기가 물씬 풍겨 거부감이 있었으나 뒷면의 문구를 보고 인간본성을 표면 위로 올려놓는 내용인가 싶어 구매하기로 마음먹게 됐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상생활에선 가면을 쓰고 살 수밖에 없지만 재난 상황 같이 목숨이 달린 일엔 본성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 설정을 기후와 연결시켜 '어쩌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란 자각을 갖게 해 몰입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소설 내 설정은 해수면 상승으로 낮은 지대는 물에 잠기며 그에 따라 피난민들은 계속 생기며 바다에서 안전한 높은 지대가 기득권이 된다.

피난민들은 본인들의 나이, 가임 가능성, 건강, 지능 등의 가치에 따라 팔찌의 색이 달라지며 차등 배치된다.

 

주인공은 장리팅과 린위완은 고가치자로 녹색, 장리팅의 엄마는 노란색, 린위완의 할머니는 빨간색 팔찌를 받아 다른 곳으로 배치받는데 장리팅은 엄마로부터 해방감으로 약간의 기쁨을 느끼지만 린위완은 같이 있지 못하는 소식에 눈물을 흘린다.

유일한 혈육과의 떨어짐이지만 주인공들의 감정들이 정반대인 것을 보고 '두 가족은 가정 내 무엇이 달랐기에 상반된 감정이 느꼈을까'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예전부터 모녀관계는 부녀, 모자, 부자관계에 비해 무언가 다른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 내에서 그 관계를 잘 보여준다.

 

소녀는 여인의 미성숙한 모방품이다. 폭우가 쏟아지는 수면에 비친 모습이자 어른의 세계가 깨트린 유리 조각이다. 딸은 술잔이고 엄마는 술이다. 201p

 

주인공들이 10대 소녀라 자아가 단단해지지 않아 불안정한 내면과 그로인해 엄마의 언행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모습을 표현한 느낌이었다.

 

 

가장 친밀한 우정에도 비밀은 있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비밀이 관계를 유지시킨다고도 할 수 있다. 266p

 

인간관계에서 비밀이란 '실제로 있었던 일'을 굳이 얘기하지 않는 '사건'의 개념으로 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10대 소녀들의 예민하고 복잡한  감정선을 보여주는 책 내용 때문인가 이번에는 '감정을 숨기는 것 또한 해당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론 슬픔이나 두려움, 분노 등을 느끼지만 상대를 위해 애써 괜찮은 척하는 것도 일종의 비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난생처음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셈인데 이 자유를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지 몰랐다. 자유는 당연히 바다 같아야 하는데 진흙탕에 발을 디딘 기분이 들었다. 424p

 

선택권을 가졌을 때 자유로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이 될수록 자유로움 보단 부담감을 느끼는 것을 잘 표현해 준 문구 같았다.

 

읽고나서

책 초반부에는 국가에서 인간의 가치를 매기고 저가치로 측정된 마을 주민이 주인공들의 팔찌를 뺐으려는 등의 내가 예상했던 전개로 흘러갔지만 점점 인간의 본성 보단 소녀들의 심리 상태를 메인이 되어 조금 아쉬웠다. 10대 딸이 있는 아버지가 읽으면 자녀를 잘 이해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내가 알지 못했던 세상을 만날 순 있었지만 '좀 더 인간에 대해 그려냈으면'하는 아쉬움은 볼 때마다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