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목 :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작가 : 미우라 시온
장르 : 소설
하코네 역전경주 : 도쿄 오테마치에서 하코네 아시노 호수를 왕복하는 217.9km를 10구간으로 나누어 10명이 교대로 달리는 대학 경기(예선전 10km 기준 34분 이내로 달릴 수 있어야 참가할 수 있다.)
전문적으로 준비를 해도 어려운 이 대회에 러닝용 운동화도 없는 초보들을 데리고 강제로 대회를 참여하려는 하이지
일본 작품 특유의 구성원은 의욕도 생각도 없는데 리더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 및 진행하는 내용이다.
달리기를 취미로 하고 있어서 그런가 주인공들이 달리고 있는 표지가 눈에 띄어 집게 되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구성원들이 갈등을 이겨내고 결국 힘을 합쳐 이루어내는, 한 발 떨어져서 보면 흔한 일본 스포츠 감성인데 중심소재가 마라톤이라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재밌게 봤다.
읽으면서
일단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주인공들을 이름이 아닌 애칭으로 부른 것이었다.
난 이름이 세 글자만 넘어가면 헷갈리는데 두 글자 내외의 애칭으로 불러 일본 소설인데도 혼란 없이 주인공들을 구분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10명이 넘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독자를 위함인지 작가의 편의를 위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렇다.
다수가 한 마음 한 뜻으로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유토피아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사람은 저마다의 입장과 상황이 있어 연인이나 부부 단 두 사람이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것도 힘든데 하물며 10명의 인원이라니, 당연히 소설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조차 상당히 개인적인 성격 탓에 여러 사람과 같이 무언가를 하자고 하면 "굳이?"를 입버릇처럼 내뱉으며 초치는 역할을 해와서 비슷한 경험이 없을뿐더러 대한민국의 사회 분위기가 점점 더 개인주의화 되어 가고 있어 내 생각을 뒷받침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30대 중반이 된 지금 갈등을 풀어나가며 '함께' 노력하는 것이, 그들의 낭만이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어릴 때 조금 더 오픈 마인드였다면 이라는 후회와 하이지처럼 조금은 강제적이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달랐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이제는 정말 이런 낭만을 즐길 기회가 없을 테니까
난 이정도로 누군가와 깊고 밀접하게 지낸 적이 없었어. 다 같이 진정으로 웃거나 화를 내거나 한 적이 없었어. 아마 앞으로도 없을 거야. 한참 후에 난 틀림없이 지난 일 년을 애틋하고 그리운 시간이라고 추억하겠지. 485p
2025년도가 내 인생 통틀어 가장 많은 추억을 남긴 해라 그런가 저 문장이 가슴 깊게 들어왔다.
10km 기준 4분대 페이스와 20km를 처음으로 달려보았고, 그 외 독서나 피아노, 영어 등 많은 도전을 했다.
또한 교대근무임에도 비슷한 타임라인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몇 년 만에 가는지 기억도 안 나는 바닷가와 계곡도 가는 등의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가끔 흔한 영화소재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나는 과거 어떤 시점에서 다른 선택을 해 지금의 상황을 바꾸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25년 만은 1월 1일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고수해 다시 한번 똑같은 1년을 즐겨보고 싶다.
혹시라도 놓친 추억이 있을까 봐.
읽고나서
독후감을 쓰며 돌이켜 봤을 때 책 자체는 매력적인 악역도 없었고 소설적 허용이 꽤 있는 완성도 높은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재밌다고 느낀 이유는 올 한 해 나의 키워드와 이 책의 키워드가 관통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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