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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삼국지(연의)' 독서후기

by ㅛㅜ 2026. 2. 17.

책소개

제목 : 삼국지

작가 : 나관중

장르 : 소설

 

책 읽는 것이 어느덧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남들이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도 쭈뼛거리지 않고 독서라고 할 수 있게 되면서 고전서 중 하나인 삼국지에 대한 부채감은 있지만 분량에 압도되어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다 언제나 그렇듯 끌리는 책이 없어 도서관을 방황하고 있을 때 삼국지가 눈에 들어왔다.

여러 작가들과 출판사가 경쟁이라도 하듯 정렬시켜 둔 삼국지를 보며 '새해도 됐고 하니 삼국지나 한 번 읽어볼까'하고 눈으로 훑어보다가 가장 익숙한 이름의 작가가 보여 집어 들었다.

도서관에 10권 이상 연재된 삼국지도 있었지만 내가 빌린 건 그때 2권까지 밖에 없는 책이었다.

처음엔 '3권부터는 다른 사람이 빌렸나 보네, 재미없으면 2권에서 끊고 나중에 읽어야지'란 가벼운 마음으로 대출했는데 알고 보니 2권으로 끝낸 책이어서 나름 책에 대한 버킷리스트는 가볍게 끝내게 되었다.

 

삼국지는 크게 사실만을 기록한 정사 삼국지가 있고, 정사를 바탕으로 소설로 펴낸 삼국지연의가 있는데 내가 빌린 책을 검색해 보니 나관중 작가의 삼국지는 후자인 경우였다. 사실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어서 그런가 제갈량의 능력을 제외하곤 허구의 느낌은 들지 않아 정사 삼국지도 호기심이 생겨 기회가 되면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 들었다.

 

읽으면서

삼국지를 읽으며 집중하게 된 것은 '유비의 대의'였다.

여포, 동탁, 조조 등은 본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인물들이었다. 매사 선택의 기준이 자신의 욕망이었기 때문일까 근시안적인 태도가 우선했고 그 결과 부하들은 그들을 따르기보단 그들이 가진 권력에 복종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으며 배신으로 이어진 사례도 심심찮게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에 반해 유비를 비롯한 관우, 장비는 포부 자체가 본인보단 나라와 백성의 안녕이란 큰 뜻을 품어서 그런가 서로 간에 흔들리지 않는 우정을 보여줬다. 출세의 의욕이나 재산을 탐낸 것이라면 승리의 공을 '내가' 가져야 하지만 '대의'에 가까워진다면 그 공을 누가 가져가든 신경 쓰지 않는 대범함이 서로를 더욱 끈끈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한 시너지가 인재들을 불러 모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라. 자룡은 부귀를 쫓는 가벼운 사람이 아니다. 285p

 

 

조조와의 전투에서 수세에 몰린 유비가 조자룡을 찾는데 조조진영으로 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듣자 배신을 의심하는 장비에게 유비가 한 말이다. 실제로 조자룡이 보이지 않은 이유는 조조진영의 공격 때문에 유비의 가족이 흩어져 그들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었다. 배신이 난무하는 난세의 상황에서 다른 장수들은 조금의 이간질이나 모략에도 의심을 품어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충신의 목을 날리기도 하는데 비해 유비가 장수에 대한 신뢰를 가장 잘 보여준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나만의 사소한 이익이 아닌 조금은 큰 뜻을 품는다면 뭐가 있을까 고민해봤다.

안분지족 하는 삶을 추구하는 나에게 대의란 조금 먼 얘기라 크게 와닿지 않지만 굳이 적용해 보자면 내 주위 사람들에게 힘이 닿는 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이지 않을까 싶었다.

관계에 있어 숫자보다는 무형의 가치를 따질 수 있는 시야를 갖는다면 그게 나에겐 대의 같은데 너무 뻔한 소리라 대인배는 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읽고나서

 

동탁과 여포부터 조조와 유비 제갈량까지 어느 누구도 유한한 삶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죽이며 뺏고 빼앗겼던 것일까? 그런 날들이 길었으나 천하는 여전히 통일되지 못했다. 265p

 

 

각 영웅들에 대한 평가는 아마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마주했을 때 드는 생각은 인물의 평가는 그 인물이 죽고 나서부터 시작할 수 있기에 생의 결과는 '본인'에게는 허상과 가깝고 뜻 맞는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여 무엇인가 이루는 과정들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