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자주 오해하는 게 법이 정의를 찾아줄 거라는 환상입니다. 183p
제목 : 합리적 의심
작가 : 도진기
장르 : 법정 소설
모텔에서 투숙 중 여자친구가 프런트로 달려온다
남자친구가 젤리를 먹다 목에 걸려 숨을 못 쉰다고 했고 급히 병원에 갔지만 끝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가족은 장례를 마치고 시신은 화장했는데 어느 날 고인에게 고액의 사망 보험이 있었고 보험금 수령자는 여자친구인 것을 알자 유가족은 경찰에 신고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판사 출신 작가라 그런지 '판사의 하루'에서 이전까진 알지 못했던 판사의 일과와 업계 분위기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으며 책 속에서 법정장면 및 주인공 현 판사의 고뇌 등이 너무나 생생하게 전달되었고 소설책이라 당연히 단순 재미만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일상에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법률이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사회는 사적인 보복을 금지한 대신 판사라는 직업을 만들어놓았다. 그러다 '판사 너도 못 믿겠다' 해서 거미줄 같이 촘촘한 룰을 같이 만들어 놓았다 네 맘대로 주관적 정의감이 가리키는 대로 판단하지 말고 법이라는 이름의 룰에 따라서 재판만을 하라는 것, 인간에 대한 불신이 낳은 시스템이다.
판사에게 요구되는건 '법과 절차를 준수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일뿐 그 결정이 옳을 것까진 보장하지 못한다 145p
강력범죄, 촉법소년 범죄 등의 판결에서 너무나 낮은 형량이 선고되면 나는 속으로 '형량을 길게도 줬다'며 비아냥과 욕을 했었고 뉴스 댓글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판사에 대한 비방이 쏟아지는 걸 볼 수 있었다. '판사들은 일반인들과 생각이 다른 것인가?' 항상 궁금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들도 사람이기에 마음 속으론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걸 알았다.
하지만 판사는 '신'이 되어 그 날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아닌 합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를 토대로 '무죄 추정의 원칙', '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 등 법률이론을 준수하여 보수적으로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작가는 주인공 현 판사의 입으로 전달한다.
또한 작가는 판사가 논리에 입각해 공명정대하게 판단하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사람들이 아닌 결혼생활이 불행할 정도로 사람을 잘못 판단하기도 하고 사건에 있어서 논리보다 감정에 우선하는 모습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고민하는 등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다.
언젠가 '진실'이라는 것에 대해 뜬금없이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됐었고 '과연 실존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 했었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타인에게 목격되지 않은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에 도달했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때를 생각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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