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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범죄사회' 독서후기

by ㅛㅜ 2024. 10. 5.

책 소개

제목 : 범죄사회

작가 : 정재민

장르 : 수필

 
범죄사회
대낮 번화가에서 벌어진 묻지마 살인, 대규모 온라인 살인 예고 등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흉흉한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줄 알았던 ‘치안강국’ 대한민국이 어쩌다 ‘범죄공화국’이 된 것일까? 과연 한국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날이 다시 올 수 있을까? 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은 나날이 급증하고 있지만 사실 지난 10년간 살인, 강도, 폭력, 절도 등의 범죄는 193만건(2012년)에서 153만건(2021년)으로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절대적인 범죄량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최근 범죄들의 ‘무차별성’ 때문이다. 전통적 범죄가 대개 서로 알던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했던 것과 달리, 언제 어디서든 모르는 사람에게 전방위적으로 범죄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재민은 이 책을 통해 한국사회가 무차별한 강력범죄가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사회로 전락하게 된 경위를 분석하고, 강력범죄 문제와 현행 형사제도를 둘러싼 대중의 의문과 오해를 해소하며, 정의롭고 안전한 미래를 위한 제도 변화를 제안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법조인으로서의 생생한 경험담과 전문성이 결합된 이 책은 판사, 군검사, 법학박사, 법무심의관 등을 거치며 ‘범죄’에 관련된 모든 현장에 서보았던 저자 정재민만이 저술할 수 있는, 지금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한 범죄 해설서다.
저자
정재민
출판
창비
출판일
2024.02.26

 

책 표지에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이란 문구가 있어 실생활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기 싫으면 알아야 할 생활법률을 소개해주는 책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책 내용은 판사 및 법무부 출신 작가가 전반적인 법 시스템에 대한 상식을 일반인 눈높이에서 알려주는 책이다. 

 

읽으면서

지난 글 '합리적 의심'에서도 잠깐 언급을 했었지만 뉴스에서 강력범죄에 대한 판사의 판결에 항상 궁금했었는데 법 관련 전문가인 작가가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책에서 명확히 설명해 줘서 좋았다.

 

1. 검사와 변호인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는 판사의 중간자적 입장

2. 언론의 범죄 보도는 그 범죄자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만을 조명

3. 재판을 하다보면 감정적인 요인이 작동하게 된다.

4. 수사나 재판 중 피해자가 피고인과 합의

5. 기존 판결들의 관성

6. 엄벌주의가 범죄의 발생과 과학적 합리적 관점에서 관련이 적다는 분위기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선 충분히 감경할만한 사유가 인정되기에 형량이 줄어든다는 내용이었다. 작가도 얘기했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형량은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아 이 부분은 필히 개정이 이루어져 한다고 생각한다.

 

교도소는 감옥이 아니다, 감옥은 수형자를 도망가지 못하도록 가두어두는 곳인 반면, 교도소는 수형자를 '교화' 내지 '교정'하는 곳입니다. 120p

 

지금까지 비슷한 뜻으로 생각한 나에겐 새로운 충격을 주는 말이었다. 언 듯 사법체계가 피해자를 대신하여 범죄자를 처벌해 주기보다는 교화에 무게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생각에 종지부를 찍어준 느낌이었다. 어쩔 수 없이 피해자는 사회 전체 중 일부이고 공리주의 관점에선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내가 피해자 입장이 된다면 입안이 참으로 쓸 거 같은 느낌이다.

 

교도소 생활을 간략히 설명하면 06:30에 기상하여 식사와 일과생활 후 17시  21시에 취침 패턴이며 수면시간 외엔 누울 수 없고 앉을때도 벽에 기대어 있을 수도 없다 운동시간은 1시간이 주어지는데 피자 조각처럼 좁은 공간에 1명씩 들어가 운동을 할 수 있어 영화처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으며 잘 때는 전등을 끄지 않고 안대를 착용하여 잔다고 한다.

 

책처럼 전부 확실히 지켜지지는 않을거라고 생각은 들지만 어쨌든 생각보다 교도소 내에서도 많은 자유가 제한되어 마음에 들었다.

특히 벽에 기대어 앉을 수 없고 함부러 누울 수 없다는 게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누워있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교도소에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었다.

 

 

이익이 손해보다 클 때 범죄를 저지른다 범죄경제학 170p

 

작가는 범죄가 일어나는 이유를 학문적으로 여러가지 설명했지만 나에게 가장 와닿는 것은 범죄경제학이었다.

어찌 보면 위에서 범죄 발생과 관련이 적다고 나온 엄벌주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남에게 피해를 끼칠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이 확실해야 범죄가 줄어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게 경제학으로 설명되니 머릿속에서 추상적으로 있던 것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현재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교권침해, 촉법소년, 학교폭력 등의 본질 또한 이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범죄와 엄벌주의가 관련성이 적다 한들 엄벌주의로 갔으면 하는 게 내 마음이다. 

 

읽고나서

사법 시스템에 대해 추상적으로 느끼던 것을 이 책을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형편없는 판결에 대해선 공감은 못하지만 머리론 이해를, 엄벌주의에 대해선 오히려 더 생각이 굳어지게 된 책이었다.